‘러시아 악플러들이 서구 언론 댓글 장악하고 여론 조작’ — radio1230.com

친러시아 성향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서방 언론 기사의 댓글란에서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카디프대학교 범죄 및 안보 연구소는 전 세계 16개국 주요 언론사 32곳을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문제의 댓글들이 러시아 언론 매체의 기사 소스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장악 전략이 포착된 건 올해 들어서다. 그러나 작전은 2018년부터 서서히 진행돼 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서방국들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업에 댓글이 집중되고 있다. 일례로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의 웹사이트 메일온라인이 지난달 탈레반의 승리와 관련해 송고한 한 기사엔 2500여 건의 댓글이 달렸다. 연구진은 이 중 일부가 조직적인 러시아발 작전의 일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 러시아 매체는 이 기사에 달린 일부 댓글만 발췌해 ‘영국인들이 탈레반의 부상을 서방 문화권의 종말에 비교하고 있다’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아프간 정부의 패배 관련 영국 및 미국발 기사들에 달린 댓글을 모아 보도한 기사가 18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들은 자유 민주주의의 종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의 실패 등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는 장기적인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친러시아 또는 반서구적 성향의 자극적 댓글이 달린 러시아 관련 기사 242건을 발견했다. 이번 댓글 분석 연구엔 패턴 인식 기술이 쓰였다. 이 시스템은 조직된 방식으로 친러시아 관련 내용을 올리는 계정들을 포착해냈다. 일부 댓글은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러시아발 ‘트롤(온라인에서 의도적으로 악성 댓글을 달고 논란을 일으키는 사용자를 일컫는 영어 단어)’일 거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댓글 작성자들은 대부분 이 같은 지적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러시아 언론 매체들이 친러시아 성향 댓글들을 인용해 “영국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보도를 내보내는 식이었다.

러시아 매체들의 보도는 서방국 시민들이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는 특정 정책을 광범위하게 지지한다는 뉘앙스를 전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인용 보도들은 러시아뿐 아니라 불가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등장했다. 이후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한층 더 확산됐다.

‘복잡한 문제’

마틴 이네스 카디프대학교 교수는 교묘하게 설계된 작전들이 기존 언론사들의 홈페이지를 공략하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들이 특정 사안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조직된 작전들을 상대적으로 잘 포착해 내는 한편, 전통적인 언론사 홈페이지들은 가짜 댓글을 걸러내는 보안 장치가 미비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포착한 한 계정은 지난 6월 생성됐는데, 댓글 전송 장소는 69번 바뀌었고 사용자명은 549차례 변경됐다.

이네스 교수는 “영향력 작전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계정’으로만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다른 미디어들도 거대한 규모로 작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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